아기 수십명 신장·요로결석…최소 1명 숨져
간쑤성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서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영유아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해당 분유 제조사가 대규모 리콜에 들어갔다고 <신화통신>이 12일 전했다.
중국 유제품 제조업체인 싼루그룹은 11일 일부 분유제품이 화학물질인 ‘트리폴리시아나미드’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8월6일 이전에 생산한 모든 분유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이 화학물질이 분유 포장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태는 간쑤성 란저우시 인민해방군 제1병원에서 6월28일 이후 영아 16명이 신장결석이나 요도결석 증상으로 입원하면서 비롯했다. 이들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쑤성과 닝샤회족자치구, 산시성, 산둥성, 안후이성, 후난성에서도 신장결석에 걸린 영아들이 속속 나타났다.
조사 결과 간쑤성의 영아들은 모두 싼루 분유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간쑤성 위생국 대변인은 “올 들어 간쑤성에서 신장결석 증세로 입원한 영아는 모두 59명”이라며 “이들은 모두 같은 상표의 분유를 먹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문이 커지자 싼루그룹은 분유 제조 및 유통 경로에 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싼루그룹은 처음엔 “해적업체들이 불법으로 만든 분유에 싼루 상표를 붙여 파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도 신장결석과 싼루 분유의 상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표본 분석을 의뢰하는 등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에서 분유의 품질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안후이성에선 가짜분유를 먹은 어린이 13명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었다. 가짜분유를 먹은 어린이 171명은 영양결핍증과 함께 머리만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대두증 증세를 보였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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