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 있는 한 병원에서 불량 분유를 먹고 병이 난 아기가 17일 눈을 감은 채 병실에 누워 있다. AP 연합
“피해 영아 1만명 넘을듯”
미얀마·예멘 등에도 수출
미얀마·예멘 등에도 수출
중국 싼루그룹의 불량 분유에서 검출된 화학물질 멜라민이 다른 유명 유가공업체의 분유에서도 나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등 일부 지역에선 해당 회사의 유제품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전국 109개 분유업체 491개 제품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싼루그룹 외에도 멍뉴, 이리, 광밍, 야스리, 쒀캉 등 22개 유가공업체의 분유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은 대만을 비롯해 외국으로도 수출됐다. 싼루그룹의 분유 15t은 이미 타이베이를 비롯한 대만 10개 현에서 유통됐다. 야스리와 쒀캉 분유는 미얀마와 예멘, 방글라데시, 부룬디, 가봉에 수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멜라민은 플라스틱을 만들거나 가죽을 무두질 할때 쓰는 공업원료로 이를 복용하면 신장결석에 걸리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른다.
천주 중국 위생부장은 17일 이번 불량분유 사태로 유아 6244명이 신장결석에 걸렸고,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피해 영아들이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홍콩에선 멜라민이 검출된 회사의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리 유제품을 수입하는 홍콩의 슈퍼마켓 체인 ‘웰컴’은 즉각 이 회사의 제품을 매장에서 회수했다. 프레드 리 홍콩 입법회 식품안전 및 환경위생위원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즉각 모든 중국산 유제품에 대해 표본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싼루그룹이 있는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시 장파왕 농업 담당 부시장을 해임했다. 또 쑨런후 축수산 국장과 장이 식품안전관리국장, 리즈궈 질량기술감독 국장 등 3명의 직위를 해제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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