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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군사박물관내 ‘한국전쟁관 철거’ 공개 안해

등록 2008-09-19 17:01

베이징올림픽 전에 ‘미국과 대결’ 상징 기념관 철거
박물관 “수리 때문”…누리꾼들 “다른 이유 있을 것”

중국 베이징 군사박물관 안에 있는 ‘항미원조전쟁관’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철거된 것으로 19일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전쟁을 가리키는 항미원조전쟁은 인민해방군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건이다.

군사박물관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에 4층에 있던 항미원조전쟁관을 철거했다.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허룽이 쓴 명판도 사라졌다. 이후 이곳은 임시전람관으로 바뀌어 서화전 등이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7월23일부터는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자를 소개하는 ‘승리의 길’이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군사박물관 쪽은 항미원조전쟁관 철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군사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다른 전쟁관과 함께 항미원조전쟁관을 소개하는 항목이 남아 있다. 군사박물관의 한 직원은 “올 들어 항미원조전쟁관을 폐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뒤로 서화전 등 예술전람회를 주로 열었다”고 말했다.

항미원조전쟁관은 군사박물관이 운영하는 8개 대형 기념관 가운데 하나다. 토지혁명전쟁관, 전국해방전쟁관, 항일전쟁관 등 나머지 기념관은 모두 평소처럼 운영되고 있다. 철거된 항미원조전쟁관의 일부 전시물은 3층에 있는 인민해방군 창건 80주년 기념관에 보관돼 있다고 한 직원이 전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항미원조전쟁관 철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군사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항미원조전쟁관이 없어져 당황했다”며 군사박물관 쪽에선 수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말이냐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은 보수를 위한 것이라면 지난해 인민해방군 창건 80주년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했어야 한다며, 다른 이유로 폐쇄한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과의 대결을 상징하는 이 전쟁관을 일시 철거한 것으로 분석한다. 군사박물관 쪽이 철거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내 여론을 감안한 조처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항미원조전쟁을 주제로 한 문학예술 작품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군사박물관은 중국에 하나뿐인 군사 관련 종합박물관으로, 42만여점의 문물과 사료를 소장하고 있다. 항미원조전쟁관에는 김일성 당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마오쩌둥 주석에게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친필 서한과 인민해방군이 노획한 각종 무기 등 1350여건의 물품과 지도, 미술품 등이 전시돼 있었다.

군사박물관 관계자는 항미원조전쟁관이 다시 문을 여느냐는 질문에 “아직 상부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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