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시위 줄짓고 1천만명 ‘실직귀향’ 예상
경기 침체의 한파에 직면한 중국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생계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공장 폐쇄와 감원 등으로 농민공들은 대거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
■ 노동자들 시위 확산 회사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특히 주장과 창장 삼각주,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등 호황을 누렸던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동요가 심각하다.
장쑤성 장옌시 한 디젤엔진공장의 노동자 2천여명은 최근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격렬한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직장을 잃고 살길이 막막하다며 사흘 동안 시내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택시운전사들의 생계형 파업도 잇따르고 있다. 충칭시에선 지난 3~4일 택시 8천여대가 사납금 인하와 불법 자가용 영업에 대한 단속 강화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택시파업은 이후 하이난성 싼야와 간쑤성 융덩현을 거쳐 광저우 등지로 급속히 확산됐다.
일반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 바오안구에선 지난 7일 주민 1천여명이 교통경찰의 단속 과정에서 숨진 주민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 현장에는 생활고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까지 가담해 정부를 성토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 농민공들 귀향 속출 선전을 비롯해 광저우, 허페이, 충칭, 우한, 창사, 난징 등 중국 대도시 기차역에는 요즘 농민공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공장에서 내쫓겨 생계가 막막해진 이들이 귀향을 택한 것이다. 홍콩 <문회보>는 전국적으로 2억1천만명에 이르는 농민공 가운데 1천만명이 올해 안에 귀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전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쓰촨성 출신의 농민공 리치앙은 17일치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지난 두 달간 열흘밖에 일을 하지 못했다”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으로 보여 일찍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도시에 눌러앉은 농민공들은 극빈층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회보>는 “경제 위기로 도시지역에선 빈민층이 증가하고, 농촌지역에선 유랑민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이 중국 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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