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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CCTV가 불붙인 ‘폭죽놀이’ 논란

등록 2009-02-11 21:09

“화재사고·환경오염” vs “전통·내수부양 효과”
중국 국영방송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신사옥 부속건물 화재가 정월 대보름을 맞아 터뜨린 폭죽에 의한 것으로 확인돼 중국인들의 춘제(설) 관습인 폭죽놀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기오염 수치를 높일 정도로 성행하는 폭죽놀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전통을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러위안 베이징시 소방부국장은 11일 CCTV 직원들이 신사옥 건축현장에서 불법적으로 폭죽 수백발을 터뜨려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폭죽은 터뜨릴 때 시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위험도 ‘에이’(A)급임에도 이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숨지고 부속건물의 80%가 불탔다.

중국인들은 새해가 시작하면 액운을 쫓고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폭죽을 떠뜨리는데, 해마다 이로 인한 화재와 인명사고가 잇따라 당국의 골치를 썩이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푸젠성 창러시의 한 카페에서 폭죽이 터져 15명이 숨지기도 했다. 올해 춘제 기간엔 폭죽놀이 등의 원인으로 중국 전역에서 1만5600건의 화재가 발생해 70여명이 숨졌다.

폭죽놀이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실제로 대보름 다음날인 10일 베이징 시내 대기오염지수는 기준치 100을 훨씬 넘는 30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최고 수준이다. 베이징시 환경당국 관계자는 “폭죽 놀이로 인한 매연과 CCTV 부속건물 화재가 겹쳐 베이징 시내 공기질이 최악의 상태를 기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폭죽놀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를 일으키려는 중국 정부로선 폭죽놀이의 내수 효과를 무시하기 힘들다. 베이징시는 안전 문제를 우려해 12년 동안 시 전역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했으나 2005년부터 시내에서도 이를 허용한 바 있다.

한편, CCTV는 부속건물 화재 원인이 직원들의 폭죽놀이로 밝혀지자 1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CCTV는 사과문에서 “공사 관련 부서에서 허가 없이 폭죽놀이를 하다 국유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고, 교통체증을 일으켜 시민 생활에 불편을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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