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봉기 50주년 앞두고 긴장 확산
라싸 군대 진주 비공식적 계엄상태
라싸 군대 진주 비공식적 계엄상태
“지금 티베트에선 언제라도 폭력사태가 폭발할 수 있다.”(달라이 라마)
10일 티베트 무장봉기 50주년과 14일 라싸 독립시위 1주년을 앞두고 티베트 전역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싸를 비롯해 티베트인들의 주요 거주지역은 외국인들의 접근이 금지된 가운데 ‘비공식적 계엄상태’에 있다는 전언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라싸에는 몇 천명의 무장병력이 깔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최근 라싸 시내 전역에 군대가 진주하고 저격수까지 배치됐다고 전했다. 조캉과 드레펑, 세라 등 주요 사원은 중무장한 병력에 완전히 포위됐고, 젊은 승려들은 고향으로 추방당했다. 포탈라궁도 무장병력에 둘러싸인 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긴장이 감돌고 있는 지역은 라싸만이 아니다. 인도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 당국이 티베트 새해인 로사르(2월25~27일) 기간에 시위가 터질 것을 우려해 라싸를 비롯해 간쑤성 샤허와 구이저우성 퉁런, 쓰촨성 리탕 등 티베트인 거주지역에 군대를 배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티베트 동부의 한 다리 밑에선 폭발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승려들이 거리로 나섰다. 쓰촨성 아바주에선 지난 1일 티베트 승려 50여 명이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티베트 망명단체 ‘자유 티베트를 위한 학생들’이 밝혔다. 지난달 26일엔 20대 승려 1명이 손으로 그린 티베트기와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와 군중이 보는 앞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며 시위 재발에 대비하고 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7일 “달라이 라마는 종교인이 아니라 정치적 망명자”라며 세계 각국에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양 부장은 “달라이 라마는 중국 영토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티베트에서 중국 군대와 중국인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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