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장경찰부대가 9일 쓰촨성 간쯔현 캉딩 시내를 행군하고 있다. 이날 칭하이성 위수 티베트자치주의 한 목재농장에서 산악경찰차 두 대가 사제폭탄 공격을 받는 등, 중국 전역에서 티베트 봉기 50주년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캉딩/ AP 연합
무장봉기 50돌 긴장고조…후진타오 “분리주의 안돼”
티베트 봉기 5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중국 정부의 분리주의에 대한 경고와 티베트 망명정부의 대규모 집회 예고가 충돌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9일 티베트 지도자들에게 ‘분리주의에 맞서는 만리장성’을 쌓으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티베트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티베트 분리주의에 맞서 싸우고, 국가의 통일을 유지하기 위한 만리장성을 쌓아야 한다”며 “그래야만 티베트의 장기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전했다.
후 주석의 발언은 티베트의 독립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시위가 재발할 경우 이를 강력히 단속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티베트는 중앙정부의 방침과 정책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새로운 사회주의 티베트를 건설하기 위한 물질적 기초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특색과 티베트 특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라싸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을 기리기 위한 대규모 추모집회를 10일 열겠다고 예고했다. 망명정부는 10일 오후 5시30분 다람살라 인근 맥글로드간지에 집결해 쑤글라캉 사원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텐진 초잉 ‘자유 티베트를 위한 학생’ 대표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1만명 가량의 학생들이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이번 항쟁은 특별한 만큼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집회를 앞둔 인도 정부는 다람살라와 뉴델리 시내 중국대사관 등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네팔 정부는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카트만두 시내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나빈 기미레 네팔 외무부 대변인은 “반중국 시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경지대와 중국대사관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중국 안에서도 티베트인 거주지역에서 경찰 차량 2대가 사제폭탄 공격을 받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새벽 2시(현지시각)께 칭하이성 위수 티베트자치주의 한 목재농장에서 산악경찰 차량 2대가 사제폭탄 공격을 받았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린야쑹 위수 당서기는 “사제폭탄이 폭발하면서 경찰 차량의 비상등과 지붕이 파손됐다”며 “그러나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와 접경지역에 병력을 증강배치하는 등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푸훙위 공안부 정치위원은 이날 전인대에서 티베트의 안정 유지를 위해 접경지역 검문소에 병력을 증강했다고 밝혔다. 렉콕 티베트자치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은 달라이 라마 집단과 티베트인 단체들이 소요 사태를 일으킬 것에 대비해 티베트에서 순찰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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