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
‘아니다…’ 저자 13년만에 새책
1996년 출간돼 중국 민족주의의 적나라한 고백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中國可以說不)의 기획자와 저자가 이번엔 <불쾌한 중국>(中國不高興·사진)이란 새책을 펴냈다. 책 제목으로만 보면, 13년 사이에 중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에서 불쾌함을 토로하는 나라로 변한 셈이다.
‘대시대·대목표, 그리고 우리의 내우외환’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원명원 유물 경매, 티베트 봉기 50돌 기념 등 중국과 서방의 갈등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책 표지에는 ‘나라를 위해 직언하고,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책은 서방, 특히 미국에 대한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표시한다. ‘서방의 자신감은 우리가 버릇을 잘못 들였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음대로 세계를 인질로 삼게 할 순 없다’는 식이다. 기획자인 장샤오보는 “지난 13년 동안 세계가 격변했지만, 오직 변하지 않은 것은 중국과 서방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결론은 중국이 서방을 대신해 세계를 구원하는 소임을 맡아야 한다는 것. 장샤오보는 “중국은 이제 서방의 민주주의나 가치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중국이 스스로 내팽개쳤던 것을 다시 집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은 출간 이후 8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당시 중국 밖에서 가장 많이 읽힌 중국 관련 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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