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 미 ‘중동 석유 패권’ 흔드나

등록 2005-01-14 18:57수정 2005-01-14 18:57

■ 팽창하는 중국 대응나선 미·일

사우디 가스전 3억달러 계약
이란 지하철·UAE 인터넷망등
NYT “경제 영향력 야금야금”

지난달 아랍 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15만㎡의 너비에 거대한 용 모양의 중국 쇼핑몰 ‘드래곤 마트’가 문을 열었다. 이는 걸프지역에서 중국이 원유산업뿐 아니라 교통과 기술, 소비재 부문 등 경제의 각 분야에서 중요한 거래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을 상징한다.

중국이 중동 산유국들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급격히 넓혀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최근 원유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위해 중동 산유국들과 급속히 가까워진 중국은 이를 발판으로 비석유 부문 경제관계도 단단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체리자동차가 이란의 사나바드 코드로 투스와 합작으로 1년에 5만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할 첫 해외공장을 이란에 세웠다. 중국의 노린코는 6억8천만달러에 테헤란 지하철 연장공사를 수주했고, 중국의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기술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초고속인터넷망 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동전화망 공사를 따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걸프리서치센터의 크리스티언 코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걸프지역 산유국의 상호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양자간 경제협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물론 원유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과 사우디, 바레인, 아랍 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 회원국의 무역은 2003년 169억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로 늘었다. 중국과 이란의 교역도 같은 기간 56억달러에서 70억달러로 증가했다. 중국과 걸프협력협의회는 지난해 여름부터 양자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계간지 〈미들 이스트 저널〉의 존 칼라브레제 편집장은 “중동 지역에서 대량의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은 원유만 구입하는 전략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며 중국 국영 에너지 기업들을 뒤따라 국영 제조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석유화학공사(SINOPEC)는 지난해 3월 사우디 남부 가와르 가스전 근처에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계약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3억달러에 맺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거래의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실패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 맥켄지의 중동담당 수석 애널리스트 콜린 로티언은 “중국은 사우디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정치적’ 거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중동 진출은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주로 무기를 공급하는 수준에 그쳤던 80년대에 비해 중국경제가 급격히 발전한 지금은 중동 지역의 통신망과 텔레비전, 자동차 공장, 쇼핑몰 등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전문가들이나 언론들은 미국의 전략적 요지인 중동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분석가들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상이 중동지역에서 막강한 군사, 정치적 패권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위치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면서 미국과 사우디의 교역은 지난 2002년 180억달러에서 2003년 22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걸프지역의 안보 부담을 떠안고 애쓰는 동안 중국은 쉽게 무임승차해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미·일 ‘중 군사력 억제’ 안보전략 검토

외교수단등 통해 적대정책 단념케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 억제를 두 나라 공동안보전략에 포함시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두 나라는 지금 시점에서 중국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중국이 군사력 증강과 적대적 전략으로 기울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미국은 냉전시절의 기본전략이던, 군사력을 앞세운 억지전략과 달리 군사 뿐 아니라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정책변경을 요구하거나 ‘단념시키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미국은 일본과의 협의과정에서 중국의 구체적인 무기시스템을 예로 들면서 미군의 작전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등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협의에서 “중국과 대만 분쟁에서 다른 나라의 개입을 저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갖는다는 생각을 중국이 단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태평양의 미군 증강을 그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방침은 주일미군 재배치 협상에서도 국제테러에 대한 대응과 함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전망이다. 두 나라는 조지 부시 2기 행정부의 출범 뒤 외무·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안전보장협의 위원회(2+2)를 열어 이를 담은 공동전략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나라는 그동안 △대중 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21세기 아시아태평양지역 외교안보의 최대 과제이며 △중국이 국제사회와 협조하는 방식으로 경제발전을 계속해 경제·정치·안보 분야에서 건설적 구실을 하도록 촉구하고 △중국을 불안요인이 아니라 지역·세계와 이익을 같이하는 존재로 유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두 나라는 지구 규모의 안보협력과 주일미군 재배치 작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새로운 안보공동선언을 올 여름까지 채택하고 그에 맞춰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협력을 규정한 방위협력지침도 개정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네타냐후 자택에 드론 공격…“사상자 없어” 1.

네타냐후 자택에 드론 공격…“사상자 없어”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2.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공개…“넘어가지 마라” “야” 육성 담겨 3.

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공개…“넘어가지 마라” “야” 육성 담겨

이스라엘군은 ‘두문불출’ 신와르를 어떻게 죽였나 4.

이스라엘군은 ‘두문불출’ 신와르를 어떻게 죽였나

해리스 “트럼프, 다음 임기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 5.

해리스 “트럼프, 다음 임기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