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등 4개지역…단오절 중국화 재촉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과 후난성, 장쑤성의 단오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등 단오절의 중국화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2005년 강릉단오제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자 한국이 단오절을 빼앗아갔다며 적개심을 드러낸 바 있다.
<장강일보>는 단오절을 하루 앞둔 27일 “중국을 대표해 후베이성이 단오절 풍습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며 “현재 유네스코에서 1차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린페이 후베이성 무형문화재보호센터 부주임은 “유네스코에 신청한 무형문화유산의 명칭은 ‘중국 단오절’”이라며 “후베이성 쯔구이와 황스, 후난성의 구뤄, 장쑤성의 쑤저우 등 3개 성 4개 지역의 단오절을 함께 신청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의 강릉단오제와 중국의 단오절은 풍습과 유래 등이 다르므로 한국에서 먼저 등재했다고 해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며 등재 가능성을 낙관했다.
중국은 앞서 2006년에는 이들 4개 지역의 풍습을 처음으로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지난해엔 청명절, 추석과 함께 단오절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했다.
2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단오절은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시인인 굴원(屈原)이 지조를 지키고자 강물에 투신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 모양의 배를 타고, 창포나 갈대잎으로 싼 ‘쭝즈’를 먹는 풍습 등이 전해내려 온다. 최근 충칭에서 이뤄진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5%가 단오절에 쭝즈를 먹겠다고 답했다.
한편에선 단오절의 지난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선 3398위안(62만원)짜리 ‘쭝즈 선물세트’가 나와, 쭝즈가 설에 선물이나 뇌물로 주고받는 ‘웨빙’(월병)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선물세트에는 쭝즈 외에도 약재를 넣은 향주머니와 종이공예품,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티켓 등이 들어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