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인터넷게시판 6천곳 봉쇄…홍콩 ‘촛불집회’ 예정
중국 정부가 천안문(톈안먼) 민주화시위 20돌을 하루 앞두고 반체제 인사의 베이징 진입을 통제하고,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대대적인 ‘천안문 봉쇄’에 나섰다. 그러나 관련 행사와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홍콩에선 천안문 기념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홍콩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는 중국 검열당국이 천안문 민주화시위에 대한 논의를 막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 6천여곳의 게시판을 폐쇄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단체는 또 현재 중국에선 단문서비스 ‘트위터’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등에 대한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보안당국은 천안문 민주화시위와 관련된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서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오쯔양 전 공산당 총서기의 회고록 집필을 도운 바오퉁과 천안문희생자어머니회를 이끄는 딩쯔린 등은 베이징 밖에 머물도록 조처했다. 천안문 시위 때 리펑 총리와 격론을 벌여 유명해진 우얼카이시는 2일 마카오 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입국하려다 입국이 좌절됐다. 시위를 주도했던 그는 대만으로 망명해 살고 있다. 반체제 인사인 장치성의 경우 공안이 집에 상주하면서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이런 봉쇄 작전은 천안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중국은 지금도 천안문 민주화시위를 ‘반혁명 폭란’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에선 천안문의 기억을 되살리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학생연맹 소속 대학생 11명은 1일 오후 4시부터 홍콩 중심가에서 천안문 재평가를 촉구하는 64시간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대만에서는 반중단체들이 3일 저녁 타이베이 시내 한복판에서 천안문 시위를 기리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홍콩에서 열린 ‘천안문 기념 대행진’에는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8000여명의 홍콩 시민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6·4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복권하라”(平反六四)고 쓰인 피켓을 앞세우고 중국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홍콩에선 4일 밤 빅토리아공원에서 천안문 기념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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