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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에 ‘스파이’가 뜨고 있다

등록 2009-06-15 19:09수정 2009-06-15 21:24

인기 앵커우먼 스파이 혐의 해프닝
첩보극 인기…‘간첩 전시관’ 개관
중국에 때아닌 ‘간첩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영 방송사 인기 앵커우먼과 연구기관 핵심 간부가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소문에 휩싸이는가 하면, 텔레비전에선 국공내전 당시 간첩들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선 최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인기 앵커우먼 팡징(38)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역시 앵커 출신인 베이징대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팡징이 지난달 12일 군사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됐다”고 폭로하면서 번지기 시작한 이 소문은, 팡징이 지난 3월 이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정황과 맞물려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그러나 팡징은 14일 ‘세계주간’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소문이 사실무근임을 입증했다. 팡징은 프로그램 진행 도중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언급하며 “말 한마디를 해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해, 소문의 진원지인 베이징대 교수의 경솔함에 대한 분노를 표시했다. 이 교수는 앞서 “발언이 와전됐다”고 공개 사과했다. 1994년 <중국중앙텔레비전>에 입사한 팡징은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72시간 생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유명한 인기 앵커우먼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 관련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북한 핵문제와 6자회담에 정통한 이 전문가는 중국의 주요 관영매체는 물론, 외국 언론에도 자주 인용되는 인물이었으나, 웬일인지 2007년 10월 이후 공개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텔레비전에선 국공내전 당시 공산당의 첩보 활동을 그린 드라마 <잠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산당이 1949년 베이징을 접수하기 직전 공산당 지하조직에서 일하던 첩보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이 드라마가 뜨면서 당시 공작거점이었던 먀오펑산이 관광명소로 떠올랐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100만위안(1억8천만원)을 들여 지난 3월 이곳에 대규모 간첩전시관을 열었다.

중국의 이런 간첩 열기는 중국 정부가 최근 정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중국 정부의 동향에 밝은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관련 정보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며 “이에 맞서는 중국 정부의 대응 역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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