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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특파원포커스] ‘철인’ 향수 부추기는 중국 ‘석유 갈증’

등록 2009-06-30 19:24

왕진시 삶 그린 영화 장사진
“철인의 발자취를 따라 나아가자. 태산이 눌러도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혁명을 위해 석유를 찾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헤이룽장성 다칭유전을 방문해 부른 노래의 한 구절이다. 그는 이날 유정 철탑 밑에서 철모를 쓰고 노동자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이 노래를 합창했다. 그리곤 “철인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조국 건설에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노래에 나오는 철인은 ‘신중국 최초의 유전탐사 노동자’ 왕진시다. 중국엔 수많은 영웅이 있지만, 철인으로 불리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그에 버금가는 업적을 남기더라도 ‘제2의 철인’ ‘신세대 철인’으로 불릴 뿐이다. 중국 공산당은 그를 쑨중산,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20세기를 빛낸 가장 위대한 10명의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그는 영화 속에서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국 전역에선 그를 소재로 한 영화 ‘철인’이 상영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 덕분에 영화관마다 단체관람객이 줄을 잇는다. 영화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의 이른바 철인정신에 초점을 맞춘다.

1923년 간쑤성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왕진시는 15살 때부터 유전탐사 현장을 누볐다. 그가 1953년부터 1959년까지 7년 동안 유전을 찾기 위해 파내려간 깊이만 7만1000m에 이른다. 중국이 1907년부터 1949년까지 42년 동안 탐사한 깊이와 맞먹는다.

그의 위대함은 1960년 다칭유전 개발에 참가하면서 더욱 빛을 뿜는다. 당시까지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던 중국은 국운을 걸고 석유를 찾고 있었다. 그는 낡은 장비와 악천후 등 온갖 악조건을 뚫고 마침내 석유를 끌어올린다. 그는 이 공로로 노동자의 선봉이자 공산당의 모범인 ‘철인’의 칭호를 받는다.

올해는 중국이 다칭유전을 발견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건국 10주년을 닷새 앞두고 발견된 다칭유전은 말그대로 ‘중국을 위한 큰 경사’였다. 중국은 이로써 원유의 기본적인 자급을 실현하게 된다. 왕의 부활은 석유를 향한 중국의 갈증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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