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수습위해 G8회의 불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8일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시위사태가 위구르족과 한족의 민족간 충돌로 악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총지휘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후 주석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주요 8개국 정상회의 일정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국빈방문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날 개막한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대신 참석한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도 우루무치에서는 8일 통행이 차단돼 대규모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족과 위구르족의 소규모 산발시위가 이어졌다.
전날 한족의 대규모 무장시위에 이어 두 민족의 시위가 이틀째 계속되면서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최악의 민족대결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날 낮 위구르인 30~40여명은 우루무치 시내 남문광장에서 중국 당국의 편파적 사건 처리에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우루무치사범대학 근처에서는 한족 700~800여명의 도로 점거 시위도 벌어졌다.
이날 아침부터 우루무치 곳곳에는 병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인근 지역의 군과 경찰 병력이 우루무치에 추가로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과 장갑차가 주요 도로마다 배치돼 시내 중심과 위구르인 거주지역의 통행을 제한했다. 일부 병사들은 총에 총검을 꽂았다. 헬기 2대가 우루무치 상공을 돌면서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직장으로 복귀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했다.
일부 위구르인들은 7일 밤 한족들이 경찰이 보는 앞에서 위구르 동네를 공격했다며 분노했다. 악바르(20)라는 청년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한족 300여명이 경찰 경계선을 지나 사람들의 집을 공격하고 식당을 부쉈다”고 말했다. 8일 시내 일부 지역에선 한족과 위구르족들이 파이프와 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우루무치/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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