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담당자 구타로 숨져
중국 지린성에서 두 거대 철강기업의 인수합병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총경리가 맞아 숨졌다고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바오>가 27일 전했다.
지린성 퉁화의 퉁화강철 노동자 수천여명은 24일 모기업인 창춘의 퉁화집단이 베이징의 철강그룹인 젠룽집단에 주식을 팔아넘긴 데 반발해 용광로 입구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앞서 젠룽집단은 퉁화집단의 주식 65%를 인수하고, 총경리를 파견해 퉁화강철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젠룽집단이 파견한 총경리를 사무실에 가두고 회사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며 폭력을 휘둘렀다. 신문은 일부 시위대가 작업용 신발로 총경리를 마구 때리고, 2층에서 밀어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퉁화강철은 이날 저녁 긴급 성명을 내어 지린성 정부가 젠룽집단의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내 방송망을 통해 발표된 이 성명은 젠룽집단은 앞으로 영원히 퉁화집단의 구조조정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에선 최근 철강산업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철강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고되거나 해고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