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윈샤오 200개 공장 연 2천억개 제조
미·유럽서 적발 가짜의 80~90% 생산
미·유럽서 적발 가짜의 80~90% 생산
중국 푸젠성의 작은 도시 윈샤오는 세계를 휩쓰는 중국산 가짜담배의 고향이다. 숲속과 언덕, 지하, 동굴, 심지어 부처를 모신 사찰의 지하에서도 가짜담배를 만드는 기계가 돌아간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7일 전했다.
윈샤오에선 연간 2천억개의 가짜담배가 만들어진다. 중국산 가짜담배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곳엔 200곳이 넘는 가짜담배 공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공장에선 5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간 1억달러어치의 가짜담배를 만들어낸다.
윈샤오에서 만들어진 담배는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간다. 뉴욕과 시카고, 런던에서 팔리는 말보로의 3분의 1은 여기서 만들어진 가짜다.
미국 세관 자료를 보면, 가짜담배의 99%는 중국산이고, 그 대부분은 말보로다. 가짜 말보로는 미국에서 원가의 20배에 팔린다.
유럽에서도 적발된 가짜담배의 80%는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다. 지난 5월 영국 당국은 중국에서 들어온 200만개의 가짜담배를 적발했다. 같은 달 스페인에서도 200만개의 중국산 가짜담배를 적발했다. 유럽에선 10년 전만 해도 시중에서 가짜담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짜담배 유통의 핵심은 세계 곳곳에 퍼진 화교들의 네트워크다. 이들은 미국의 뉴욕, 캐나다의 밴쿠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스페인의 발렌시아, 독일의 함부르크를 거점으로 가짜담배를 유통시킨다. 2005년 미국연방수사국(FBI)이 두 차례의 특별작전을 펼쳐 적발한 가짜담배 밀수조직에는 60여명의 중국계가 포함돼 있었다.
가짜담배는 진짜를 뺨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통관 표시는 물론, 흡연경고문까지 똑같이 복제한다. 생산 과정도 치밀하다. 담배잎은 윈난성에서 들여오고, 포장은 광둥성 둥관에서 한다. 그리고 수출은 광둥성의 주요 항구를 통해 이뤄진다.
진짜와 다른 게 있다면 표시의 신뢰성이다. 가짜담배의 화학물질 함유량은 포장지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높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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