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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특파원포커스] 중국식 기막힌 ‘집 몰아주기’

등록 2009-08-18 20:00

집값 폭등에 20대 남성 “1500명 모금해 1명에게 주자”
“1500명이 100위안(약 1만8500원)씩 내서 집을 사, 추첨으로 한명이 집을 갖자!”

주택시장 과열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에서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주택공동구매 제안이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즐거운일이많아졌다’는 아이디를 쓰는 26살의 한 남성은 지난 5일 ‘우리가 사려는 것은 집이 아니라 생존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베이징 근교에서 월세로 살고 있으며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얼마 전 베이징 근교 통저우에서 방 2칸짜리 작은 집을 봤지만, 집값의 30%에 해당하는 1차 납입금만 해도 15만위안이라 “도저히 마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월광족’(한달 월급을 남김 없이 다써버리는 중국 신세대)이지만, ‘컨라오족’(부모세대에 기생하는 젊은 세대)은 되고 싶지 않다”며 “1500명이 100위안씩 모아 집을 산 뒤 참가자들의 추첨으로 한사람에게 집을 주자”고 제안했다. 중국에선 보통 1차 납입금으로 집값의 30%를 스스로 마련해야, 나머지 집값을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다.

100위안을 투자해 이 ‘공동구매’에 참가한 20여명중 한명은 <경화시보>에 “참가자 각자가 집을 얻을 1500분의 1의 가능성이 있다. 각자가 내는 돈도 100위안뿐이다. 복권보다는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보도되자 “집값 폭등 속에 나온 참신한 아이디어다” “불법이다” 등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홀로 하늘을 찌를 기세인 중국의 부동산 급등 탓에 이런 ‘기형적’ 아이디어까지 나왔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개혁개방 30년 동안 애써 번 돈이 집 한채를 사기에도 부족해졌다” “집 사기가 복권 당첨과 마찬가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달 초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중국 70개 중대형 도시의 7월 부동산 가격은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7월보다도 1.0% 더 올랐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나온 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계속 흘러들고 있다. 중국 정부도 부동산 과열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세수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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