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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주사기 테러’ 공포확산…민심달래기

등록 2009-09-06 19:09수정 2009-09-07 00:35

중국 공안들이 5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인민광장 외곽에서 한 소년을 상대로 ‘주사기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뒤 몰려든 군중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우루무치/AP 연합
중국 공안들이 5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인민광장 외곽에서 한 소년을 상대로 ‘주사기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뒤 몰려든 군중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우루무치/AP 연합
중, 우루무치 당서기·공안청장 전격 해임
주사기 찔린 531명 독극물 감염 우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일어난 이른바 ‘주사기 테러’에 대한 한족들의 대규모 항의시위 이후, 중국 정부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이례적으로 우루무치시 공산당 당서기와 자치구 공안청장을 5일 전격 해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5일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위원회가 리즈 서기를 해임하고 후임에 주하이룬 정치법률위(정법위) 서기를 임명했으며, 류야오화 자치구 공안청장도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주사기 공격을 한 범인들은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루무치시 중급인민법원 등이 내린 공고문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관리들은 앞서 21명이 주사기 공격으로 의심되는 혐의로 붙잡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조처는 지난 7월 민족간 충돌로 약 200명이 숨진 우루무치가 두달 만에 다시 민족 갈등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을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중국 정부 고민 속 ‘희생양’

중국 지도부가 시위사태 이후 즉각 고위 관리를 해임한 것은 한족들의 분노가 한족과 위구르족의 정면충돌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고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루무치에서는 지난 3~4일 한족들이 위구르인들의 ‘주사기 공격’으로부터 정부가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여 5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이들은 왕러취안 신장성 당 총서기의 사퇴를 요구했다. 5일에도 군중이 곳곳에 모였으나 무장경찰이 최루탄을 쏘아 군중을 해산시켰다. 현재 우루무치에는 무장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시위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10월1일 건국 60돌을 앞두고 후진타오 주석이 지난달 말 직접 신장을 방문하는 등 소수민족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여온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홍콩 언론들은 시위대가 사퇴를 요구한 왕러취안 신장성 당 총서기 대신 우루무치시의 리즈 서기가 정치적 이유로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건국 60돌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위대의 요구대로 왕 서기를 경질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고위 관리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면 한족들의 성난 민심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리 서기를 경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4년 동안 실권을 행사한 왕 서기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불만의 목소리는 계속 남아 있다.


■ 주사기에 무엇이 들었나, 번지는 공포

우루무치에서 무차별적으로 행인들을 주사기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12일께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주사기 바늘에 찔렸다고 당국에 신고한 시민들은 531명이며, 대다수가 한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위구르족들이 자신들을 찔렀다고 지목했다.

5일 당국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인민해방군 군의관들은 피해자 217명을 검사했고, 방사능이나 탄저균, B형간염이나 에이즈에 감염된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바이러스나 독극물에 감염됐을 경우 6개월이나 1년 정도 관찰이 필요하다며, 정밀검사를 위해 샘플을 채취해 베이징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사기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직 정확히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루무치의 한족 사이에는 공포가 번지고 있다. 반면 위구르족은 한족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어 민족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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