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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건국 60주년 ‘CCTV’에 비친 정치학

등록 2009-10-04 17:28수정 2009-10-05 09:37

지난 1일 화려하게 치러진 중국 건국 60주년 행사를 보도한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카메라에 담긴 ‘정치적 코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앙텔레비전>이 어떤 지도자를 얼마나 비중있게 보도하느냐에 그의 정치적 상황과 미래를 예고하는 힌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번 열병식 중계방송을 통해 유력한 차기 중국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는 시진핑(55) 국가부주석의 정치적 장래를 예측하려 했던 분석가들은 일단 실망스러운 반응이다. 생방송 당시 카메라가 시 부주석을 다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비해 더 자주 비추거나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시 부주석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돼 후진타오 주석의 후계자 자리를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시진핑 부주석의 부인으로 중국의 대표적 민속음악 가수인 펑리위안이 부른 노래가 건국 60주년 퍼레이드 도중 울려퍼진 것은 관심을 끌었다.

반면, 이날 중계 카메라는 후진타오 주석과 함께 장쩌민 전 국가주석에게 집중돼 중국에 ‘두개의 권력 중심’이 존재한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중앙텔레비전>은 열병식과 퍼레이드 행사 동안 천안문(톈안먼) 성루 위에 후 주석과 나란히 서서 행사를 지켜보는 장 전 주석의 모습을 수시로 클로즈업했다. 전문가들은 은퇴한 장쩌민 전 주석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부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그의 강력한 정치적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시진핑 부주석을 차기 지도자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쩌민 전 주석이 최근 자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중국의 건국 기념 열병식과 퍼레이드는 철저하게 ‘현재의 1인자’를 위한 행사였다. 1984년 건국 35주년 행사때는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 주석이, 1999년 건국 50주년에는 장 전 주석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번 행사를 지켜본 정치 분석가들은 후 주석의 위상이 아직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 등 1~3세대 최고지도자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공청단계의 후진타오 주석과 상하이방의 맹주인 장쩌민 전 부주석 사이에 불화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앙텔레비전>이 이번 건국 60주년 기념식 보도를 통해 당 최고지도부의 단결을 과시하려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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