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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검은 그녀, 중 인종주의에 도전하다

등록 2009-11-02 20:38

중국내 인종주의 논란을 촉발시킨 혼혈아 로우징(오른쪽)이 어머니(가운데)와 함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방위성텔레비전 화면 촬영
중국내 인종주의 논란을 촉발시킨 혼혈아 로우징(오른쪽)이 어머니(가운데)와 함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방위성텔레비전 화면 촬영
흑인 혼혈 로우징, TV 출연
“배신자”-“받아들여야” 논란
매력적인 외모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스무살 상하이 아가씨 로우징이 중국의 인종주의 논쟁에 불을 지폈다.

그녀의 검은 피부 때문이다.

중국인 어머니와 흑인인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로우징은 참가자들이 팝스타가 되기 위해 겨루는 상하이 <동방위성텔레비전>의 ‘파이팅, 동방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달 최종 결선 5명 안에 들었다. 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전자들을 잇따라 물리치면서, 그를 둘러싼 논쟁도 점점 뜨거워졌다. 인터넷에는 “황인종과 흑인의 결합은 추잡하다” “(흑인이자 혼외정사에서 태어난 여자가) 텔레비전에까지 나오다니 뻔뻔하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의 아버지는 로우징이 태어나기도 전에 중국을 떠났고, 싱글맘인 어머니가 그를 키웠다.

한편에선 그녀를 옹호하며 중국이 인종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평론가인 훙황은 블로그에 “올해 미국인들은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우리는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이 소녀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차이나데일리>도 사설에서 “로우징이 순수 혈통의 중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을 민족의 배신자로 여기는 정서가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화의 궤도에서 멀어지지 않으려면 인종과 민족에 대한 감수성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라고 썼다. 영국 <옵저버>는 1일 로우징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흑인을 자신들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중국인들의 차별적 시선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우징은 자신이 상하이에서 나고 자라 상하이 방언으로 말하는 ‘진정한 상하이인’임을 강조한다.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받았다는 로우와 그의 어머니는 가짜로 로우의 아버지 인터뷰를 실은 한 신문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상하이희극학원 학생인 로우는 최근 꿈의 일부를 이뤘다. 지난달 말부터 매주 수요일 상하이에서 방송되는 오락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된 것이다. 그는 <신민만보>에 “사람들이 나를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보통 상하이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진행자와 배우, 모델의 꿈을 모두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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