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
샤오린쓰(소림사)는 중국 문화와 무술영화 팬들에게는 ‘쿵후의 고향’이자 신비한 불도의 힘을 상징하는 이상향이다.
중국의 ‘오악(五岳)’ 중 하나인 허난성 숭산의 산자락에 위치한 샤오린쓰를 찾아가 무림 고수들의 수련과 정진을 이해하려던 사람들은, 그러나, ‘기업 사찰’ 샤오린쓰의 현실에 충격을 받는다.
입구부터 화려한 석재 건축물이 밀려드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100위안(18000원)의 값비싼 입장료를 내야한다. 샤오린쓰는 값비싼 쿵후 쇼와 영화 제작, 사찰음식과 의약품 판매, 쇼핑몰 개설 등 기업식 경영으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최근 샤오린쓰의 ‘문어발식 경영’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샤오린스의 ‘불법 상업화’가 곳곳에서 벽에 부딪치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상표평가심사위원회(이하 상표평심위)는 샤오린쓰의 ‘샤오린약국’ 상표 등록 신청을 기각했다고 <경화시보> 등이 29일 보도했다. 상표평심위는 소비자들이 질병 치료나 약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오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품의 성능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샤오린약국이 상표로서 적절치 않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샤오린쓰는 기능성 차와 음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샤오린약국 상표 등록을 추진해왔다. 샤오린쓰 쪽은 상표평심위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베이징 법원에 상표 등록 기각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샤오린쓰는 최근 해커들의 잇따른 공격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달 초 샤오린쓰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융신 방장 명의의 ‘참회록’이 올라왔다. 지나치게 상업화에 몰두하고 외국 정계 인사 등을 접대하면서 샤오린쓰를 속세에 노출시킨 것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이 참회록은 즉각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스융신의 명의를 도용한 해커의 ‘장난’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융신 방장은 ‘중국 최초의 MBA 승려’로 유명하며, 샤오린쓰를 기업식으로 경영하면서 그동안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1987년 22살에 샤오린쓰의 30대 방장에 취임한 뒤 갖가지 마케팅기법을 동원해 고적한 샤오린쓰를 대형 사찰로 변모시켰다. 1988년 프랑스 파리의 초청을 받아 스님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소림 마케팅’을 개시했다. 샤오린쓰의 글로벌화를 기치로 시작한 샤오린 무술학원은 현재 국내외에 수백곳이 넘는다.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스님들의 선식을 채식주의자들에게 제공하는 식품회사 등 계열사도 여럿이다. 스융신 방장이 기획한 대하드라마 <샤오린승병>이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쿤밍 등 중국 내 4개 사찰 관리권 인수, 홍콩과 대만, 톈진 등의 분원 추진에 이어 증시 상장 추진설까지 나왔다. 스융신 방장은 9대 중국인민대표대회 대표,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등 화려한 직함도 여럿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의 격투기 ‘5대 천황’이 샤오린쓰에 도전장을 냈다는 글이 샤오린쓰 홈페이지에 오르면서 또다시 관심이 집중됐다. 태국 격투기협회 소속 챔피언 5명이 중국 무술계에 ‘맞대결’을 제의하면서 “샤오린쓰와 맞붙으면 5대0으로 완승할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샤오린쓰가 응하지 않고 있다”고 호기를 부렸고, 샤오린쓰가 제자들을 급파해 태국 격투기의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글도 모두 샤오린쓰를 조롱하려는 해커들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샤오린쓰를 바라보는 눈길이 따가워지자 스융신 방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월급은 200위안(약 36000원)에 불과하며, 조만간 값비싼 샤오린쓰 입장권을 없앨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박민희/베이징 특파원 minggu@hani.co.kr
스융신
스융신 방장은 ‘중국 최초의 MBA 승려’로 유명하며, 샤오린쓰를 기업식으로 경영하면서 그동안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1987년 22살에 샤오린쓰의 30대 방장에 취임한 뒤 갖가지 마케팅기법을 동원해 고적한 샤오린쓰를 대형 사찰로 변모시켰다. 1988년 프랑스 파리의 초청을 받아 스님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소림 마케팅’을 개시했다. 샤오린쓰의 글로벌화를 기치로 시작한 샤오린 무술학원은 현재 국내외에 수백곳이 넘는다.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스님들의 선식을 채식주의자들에게 제공하는 식품회사 등 계열사도 여럿이다. 스융신 방장이 기획한 대하드라마 <샤오린승병>이
샤오린쓰를 바라보는 눈길이 따가워지자 스융신 방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월급은 200위안(약 36000원)에 불과하며, 조만간 값비싼 샤오린쓰 입장권을 없앨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박민희/베이징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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