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식료품·부동산 주도
중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론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 집행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으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물가가 오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올랐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올 1월 1.6% 하락한 이후 줄곧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소비자물가 상승은 식료품 가격 상승과 부동산 임대료 상승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이 11월 기준으로 전년도에 비해 3.2% 올랐다. 기업들의 공장도 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1% 떨어졌으나, 전달에 비해서는 3.7%포인트 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으며 미약하나마 인플레이션 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중에 돈도 넘쳐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11월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이 2948억위안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신규 대출은 9조2100억위안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이루어진 신규 대출 5조600억위안의 거의 갑절이다. 중국 당국은 내년에도 사회기반시설 건설 때문에 7조~8조위안가량이 신규 대출될 것이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된 것은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풀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19.2% 증가하고 소매 판매는 15.8% 느는 등 경제는 종합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 요인이 되는 과잉 유동성 또한 낳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4조위안의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했다. 정부가 촉진한 은행대출까지 더하면, 중국의 경기부양 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15~17%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최대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펑썬 부주임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중국은 내년에도 환경 관련 요금과 상수도, 전력, 천연가스 등 공공재 가격 개혁을 계속 추진하면서 동시에 물가 안정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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