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브 ‘국가전복 선동’ 혐의
지난해 12월 중국의 저명한 지식인 303명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08 헌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중국 국민들은 자유와 평등·인권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민주와 공화주의 헌법이 현대정치의 기본제도라는 점을 점차 깨닫고 있다”며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과 직접 선거, 3권분립, 언론·집회·종교의 자유 등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이 문서가 인터넷에서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지만, 당시 1만명 이상이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해 성명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08헌장’을 주도한 저명한 반체제 인사인 작가 류샤오보(53·사진)는 헌장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해 12월8일 경찰에 잡혀갔다. 그리고 1년 넘게 재판이나 법적 절차 없이 구금됐다. 중국 검찰은 지난 9일 류샤오보를 체재 전복 기도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고 통지했으며 곧 재판이 시작될 것이라고 류샤오보의 변호사인 샹바오쥔이 12일 밝혔다. 샹바오쥔 변호사는 홍콩과 서방 언론에 “중국 검찰 당국이 집권 공산당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하고 ‘08헌장’ 서명을 주도하면서 “국가 권력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류샤오보를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죄가 인정되면 그는 최대 15년 형에 처해진다.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 광장 민주화시위에 참여했다가 2년 동안 옥살이를 했고 1990년대에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았다. 그가 주도한 08헌장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시위 이후 중국에서 나온 가장 주목할 만한 민주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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