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중국탓 전가는 개도국 이간질”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의 ‘실패’를 둘러싸고 ‘중국 책임론’이 확산되자 중국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영국 에드 밀리밴드 기후변화 담당 장관이 <가디언> 기고를 통해 중국이 기후변화 협상을 ‘납치’했다고 비난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22일 “영국의 일개 정객이 중국을 겨냥해 발언한 것은 노골적인 정치적 의도를 띄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장위 대변인은 “그 목적은 자신들이 져야할 책임을 개발도상국들에게 떠넘기고 개도국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의 협상을 지휘한 원자바오 총리도 22일 <신화통신> 인터뷰를 통해 코펜하겐 회담에서 “중국은 중요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며 “중국은 논의에서 항상 가장 진지하게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방어에 나섰다.
중국과 영국의 설전으로 표면화된 중국과 선진국 간의 불신은 내년까지 서명이 완료돼야 하는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의 합의 노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해 합의를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반면 중국쪽은 서방의 중국 비난이 ‘선진국들의 책임 떠넘기기’라고 반박한다. 중국 협상팀의 일원인 류빈 칭화대 교수는 “일부 국가들이 회담 결과에 당황했고 정치,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손쉬운 목표가 됐다”며 부국들이 중단기 감축 목표를 설정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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