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새겨진 글로 추정…60대 남성 유골 발견
삼국시대 천하 쟁패를 놓고 유비, 손권과 겨뤘던 조조(155~220)의 진짜 무덤이 허난성에서 발견됐다고 중국 언론들이 27일 일제히 보도했다.
허난성 문물국은 안양현 안펑향 시가오쉐촌에서 동한시대 무덤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이 무덤이 문헌상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위 무왕 조조의 진짜 무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차례 도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 무덤에서는 ‘위 무왕이 사용하던 창’과 ‘위 무왕이 사용하던 돌베개’ 등의 명문이 발견돼 허난성 문물국과 중국 고고학자들은 이 명문 등을 근거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밖에도 금붙이 등 각종 보석 200여점도 함께 출토됐다.
지하 15m에 있는 이 무덤은 길이 39.5m, 너비 9.8m에 전체 면적이 740㎡로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갑자(甲字) 형태의 구조를 갖고 있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경사진 내부 묘도를 따라 내려가면 앞뒤에 규모가 큰 쌍실과 4개의 측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무덤에서 한 남성과 여성 2명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 남성의 유골은 사망 당시 60살 전후로 추정돼, 66살에 사망한 조조의 유골로 중국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명문이 나왔을 뿐 아니라 출토 유물이 살아생전 조조의 기호와 일치하고 무덤 규모는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도록 한 조조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며 “의심할 바 없는 조조의 고릉으로, 삼국시대 연구에 일대 전기가 마련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조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이 도굴되는 것을 막기 위해 72개의 가묘를 만들라는 유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져, 그동안 그의 무덤과 관련해 다양한 학설이 난무했지만 진짜 무덤은 발견되지 않았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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