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수헝 작품 10월께 단행본 출간
지난해 말 중국 인터넷에 <중국식 민공>이란 낯선 소설이 올라왔다.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힘겨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농민공(민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석 달 만에 5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작가는 쓰촨성 출신의 농민공 저우수헝(31·사진), 중국의 첫 농민공 출신 작가다.
세 농민공의 힘겨운 생존투쟁을 그린 <중국식 민공>은 뜨거운 관심 속에 정식 출판돼 10월 중국 서점에 나올 예정이다.
빈곤한 농촌 출신인 저우수헝은 15살 때 부모를 잃은 뒤 16살 때 학업을 포기하고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나섰다. 소년은 냄새가 지독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냄새가 너무 지독한데다 한 달 월급이 80위안(약 1만3300원)밖에 안 돼 견딜 수 없었다. 이후 시계, 전자, 페인트 공장, 신문 배달 등 많은 일자리를 전전했다.
2008년 5월 또다시 일자리를 잃은 그는 낮에는 리어카에 물건을 싣고 팔러 돌아다녔고, 밤에는 낡은 중고 컴퓨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과 농민공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쓴 소설을 처음 인터넷에 올렸을 때는 오해와 비웃음 때문에 충격도 받았지만, 공감과 감동, 지지가 점점 커졌다.
그는 7일 <광저우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책 속의 내용은 모두 나와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라며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실업과 임금체불, 산재와 직업병을 겪고, 도시의 많은 것들과 충돌한다. 농촌 호구(후커우)를 가진 2억명이 넘는 중국 농민공들은 도시인과 같은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2등 시민’ 취급을 받는다.
저우수헝은 “새해 소망은 농민공의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사회가 노동자를 존경하는 것, 농민공이 정당한 급여와 산재 배상을 받는 것”이라며 “돈이 생긴다면 노동법 소책자를 만들어 공장지대에서 공짜로 나눠줄 계획”이라고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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