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개혁성향 4명 “당 역사 모른채 잘못된 비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전 편집장 등 공산당의 원로 4명이 체제전복 선동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은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후지웨이 <인민일보> 전 편집장과 리푸 <신화통신> 전 부사장, 다이황 <신화통신> 전 선임기자, 허팡 중국 사회과학원 학술위원회 명예회원 등 개혁적 성향의 당 원로들이 최근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에게 보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허팡은 “류샤오보에 대한 판결을 뒤집고 그가 무죄임을 입증하고 석방시키기 위해, 나아가 표현의 자유와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공개서한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류샤오보가 연방제 도입을 주장한 것이 체제전복 선동의 주요 증거로 제시됐으나, 중국 공산당도 초기에 이런 슬로건을 사용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관이 당의 역사를 알지 못하고 잘못된 비난을 한다면 중국이 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조화로운 사회라는 것을 증명하기도 어렵게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톈안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대표적 반체제 인사이며, 2008년 정치개혁을 요구하는‘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했다가 체포돼 지난 크리스마스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류샤오보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1심재판의 ‘최후 진술서’와 ‘피고인 반론서’를 통해 “1989년 6월(천안문 민주화 운동)은 내 생애의 중대한 전환점”이라면서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발표하고 평화적 민주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떠나고 작가로서 발표할 권리마저 상실하게 된 것은 나 자신뿐 아니라 중국에도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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