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도자가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면, 중미관계의 기초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것이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의 주웨이췬 부부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면 “잘못을 깨닫을 수 있도록 중국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둘러싸고 이미 갈등을 겪고 있는 중미 양국 앞에 달라이 라마 접견이라는 새로운 전선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중국 정부에 분명하게 했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 특사의 협상에 대해, 주웨이췬 부부장은 이날 “티베트 주권에 대해선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달라이 라마쪽이 요구하는 ‘대 티베트의 고도자치’에 대한 거부를 분명히 했다.
달라이 라마는 현재의 티베트자치구와 티베트인이 많이 거주하는 칭하이·간쑤·쓰촨성 등의 일부를 포함하는 ‘대티베트 자치구’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고도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말 달라이 라마쪽 특사와 15개월만에 협상을 재개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협상의 중국쪽 대표였던 두칭린 통일전선부 부장은 1일 “소위 대티베트와 고도자치는 중국의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중국의 국가이익, 주권과 영토 수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협상의 공간과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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