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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쓰촨지진 부실학교 고발했다고…5년 선고

등록 2010-02-10 19:12

환경운동가 탄쭤런(55)
환경운동가 탄쭤런(55)
중 “국가 이미지 손상” 이유…인권운동가 “정치적 탄압”
2008년 5월12일 중국 쓰촨 대지진 당시 학교는 가장 참혹한 비극의 현장이었다. 주변 건물들은 비교적 온전한데도 학교 건물들은 순식간에 주저앉은 곳들이 많았고, 수업을 받고 있던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사라졌다. 부모들은 ‘두부찌꺼기 건물’이라고 불린 부실공사 학교가 참사의 원인이라고 절규했다.

쓰촨성의 환경운동가 탄쭤런(55·사진)은 피해 현장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조사에 나섰다. 2000여곳의 학교 건물이 지진 피해를 입었으나 그 가운데 20곳은 부실공사로 완전히 무너졌다. 어린이 희생자의 80% 이상이 이 20곳의 부실 건물에서 숨졌다. 그는 “건축의 질이 아이들의 죽음의 이유”라며 학교들이 제대로 지어졌다면 아이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홍콩 언론들은 보도했다.

2009년 7일 그는 뚜렷한 계기 없이 당국에 의해 ‘체제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쓰촨성 청두 중급법원은 탄줘런은 9일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탄쭤런이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관련 기념집회에 참여하고 톈안먼 사태의 주역으로 21년째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왕단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혐의 등을 적용해 유죄를 판결했다.

그러나, 지지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탄줘런이 감옥에 갇히게 된 진짜 원인은 학교건물 부실시공 문제를 밝혀내고, 희생자 부모들과 함께 당국에 항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종 판결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애초 기소장에는 탄줘런이 쓰촨대지진에 대해 외국 언론에 이야기해 “당과 국가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회참여적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를 비롯한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이번 판결은 중국 사회 곳곳의 비리를 알리려는 내부 고발자들을 침묵시키려는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탄의 변호사인 푸즈창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탄줘런의 투옥은 “사법 시스템의 수치”라며 “당국은 지진 문제를 통해 사람들이 교육 현실과 관료주의의 문제를 떠올리게 될까 봐 두려워 한다”고 말했다.

탄쭤런은 재판이 끝난 뒤 공안에 의해 끌려가면서 “고향 사람들을 위해 감옥살이를 한다면 그것은 나의 영광”이라고 소리쳤다고 <명보>가 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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