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하이 학교의 비극
낡은 흙벽돌 ‘와르르’…신축 건물은 무사
최소 115명 주검 발견…구조 작업 진행중
낡은 흙벽돌 ‘와르르’…신축 건물은 무사
최소 115명 주검 발견…구조 작업 진행중
17일 오후 찾아간 중국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자치주 위수현의 제구진 제3완전소학교 운동장. 한 여인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진이 난 순간 이 학교의 낡은 건물 10여동이 무너지면서 숨진 어린이 34명중 한명의 어머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건물이 무너진 뒤 교사들이 맨손으로 61명의 아이를 꺼냈으나 34명은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며 “아직 수업이 시작하기 전이라 많은 아이들이 운동장에 있어서 그나마 나았지만, 아직 등교하지 않은 50여명의 학생도 집에서 숨졌다”고 했다.
이곳은 학생수가 3140명이나 되는 이 지역 최대 초등학교다. 반농반목으로 초원에 흩어져 사는 유목민 지역에 학교가 없어 거의 유일한 도시 지역인 위수현 제구진의 학교들은 모두 ‘콩나물 교실’이다. 거기에 학교 건물들이 낡아 곳곳의 학교에서 아이들이 희생됐다. 16일까지 학교에서 최소 103명의 학생과 12명의 교사의 주검이 발견됐다. 아직 찾지 못한 아이들도 많다.
피해 현장의 학교 건물들은 대부분 흙벽돌 등으로 지어진 낡은 건물로 지진의 충격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무너져 내렸다. 제3완전소학교는 최근 새 건물을 지어 곧 학생들을 새 건물로 옮겨 수업할 예정이었지만, 그 이전에 지진이 덮쳐 낡은 부실 건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3층짜리 신축건물은 이번 지진에도 일부 금이 간 채 무사했다.
여학생 기숙사가 무너져 30여명의 주검이 발견된 위수주직업기술학교에선 17일 오후에도 여전히 구조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지진 순간 500여명의 학생 가운데 무사히 탈출한 아이도 많았지만,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아이들도 많다.
이 학교 영어교사 리톈샤오는 “위수주 내 6개현 가운데 다른 현에는 학교가 별로 없어 각지의 학생들이 위수현으로 와서 학생들이 많았다”며 “기숙사 외에도 교실, 교사 사무실도 모두 무너졌는데, 구조 작업이 아직 계속되고 있어 얼마나 더 희생자가 나온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지 재해대책본부는 위수현에는 모두 59곳의 학교가 있으며 지진 피해가 집중된 제구진에는 소학교(초등학교) 12곳, 보통중학교(중학교) 6곳, 유치원 1곳, 중등직업학교(실업계고등학교) 1곳 등 20개 학교가 있었다. 거의 모든 학교가 비극의 현장이 됐다.
위수(칭하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위수(칭하이)/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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