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표결권 지분 순위
신흥국 표결권 3% 늘려…한국 16위로 올라
중국이 세계은행의 ‘3대 주주’로 부상하며 국제 금융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세계은행 회원국들은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합동개발위원회 회의에서 중국의 세계은행 표결권을 2.77%(6위)에서 4.42%(3위)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세계은행 186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의 표결권은 미국(15.85%)과 일본(6.84%)에 이어 세번째로 커졌다.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중국의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선진국 표결권 일부를 개발도상국 등에 넘기기로 한 이번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는 표결권 비중이 22위(0.99%)에서 16위(1.57%)로 올라섰다. 반면 독일과 영국은 중국에 밀려 표결권 순위가 한단계씩 내려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4개국은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기구의 의사 결정이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비판하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등의 개혁과 신흥경제국의 지분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번 세계은행의 표결권 지분 조정은 지난해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의 세계은행 지분 3%, 국제통화기금 지분 5%를 중국 등 개도국에 넘기기로 합의했던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이번 조정에서 가장 큰 폭으로 지분이 줄어들었지만, 미국은 지분과 거부권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최근 자국 인사를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고위직에 잇따라 진출시키며 국제 금융기구 내 영향력을 차근차근 확대해 가고 있다.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이던 린이푸는 2008년 5월 세계은행 선임 부총재 겸 수석 경제학자로 취임했고, 주민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 총재의 특별고문으로 임명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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