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부부장 밝혀…관영매체 ‘환구시보’ 사설서 “북, 의혹 해명을”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중국이 26일 남북 모두에 냉정과 절제를 강조하면서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26일 장즈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8일부터 시작되는 원자바오 총리의 한국, 일본 등 아시아 4개국 순방과 관련한 설명회에서 “천안함 사건은 매우 복잡한 사건”이라고 전제하고 “중국은 관련 정보를 수집중이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1차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자체 평가 결과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그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판단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하게 연구하고 평가·분석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중국은 공평하게 대처하고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즉각 받아들인 데 반해, 중국은 자체 평가 분석작업을 하고 있으며 1차 자료가 없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한국에 1차 자료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어 장 부부장은 북한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사태의 추이와 유관 당사국의 반응에 크게 주목해 왔다”며 “각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란 대국적인 견지에서 출발해 냉정하고 적절하게 관련 문제를 처리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 전문지인 <환구시보>는 26일 ‘외부세계의 의혹에 진지하게 응하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의 있는 진실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신문은 “현실은 한국이 제시한 증거가 미국과 일본 등의 지지를 받고, 언론의 보고와 한국의 외교가 전세계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의 상황은 수동적이라는 점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이번 사건으로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며 “북한이 실사구시의 입장에서 진실을 분명하게 밝히고 무고함을 명백히 증명하거나, 한국의 조치에 진실하고 간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에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제시했지만 외부세계가 이를 소화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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