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파울 암살 음모’
내달 중국에서 개봉
기념우표에 완구까지
기념우표에 완구까지
올해 월드컵이 배출한 최고 스타, ‘예언자 문어’ 파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한다.
중잉그룹은 월드컵 관련 영화 ‘문어 파울 암살 음모’(사진)를 8월 말 중국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23일 보도했다. 영화사는 애초 ‘열정의 월드컵’이란 제목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현지 촬영을 해온 영화의 제목과 극본을 변경해, 중국산 문어에게 파울 역을 맡겨 베이징에서 추가 촬영을 시작했다. 이 영화의 샤오장 감독은 “파울이 어떻게 신비한 예언 능력을 얻게 되었는지와 파울이 말하는 자신의 운명 등이 주요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유명 축구해설가 황젠샹과 리청펑이 파울역을 맡은 문어와 함께 출연한다.
중국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스페인 우승을 비롯해 8경기 연속 승자를 정확히 예언한 파울 열풍은 중국에서 식을 줄 모른다. 신문들은 ‘문어 황제’ 파울을 등장시킨 주가와 부동산 가격 전망 기사를 내놓고 있고, 상하이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파울 기념우표를 발매하기도 했다. 유명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는 파울의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와 완구, USB 등이 인기상품이 됐다. 문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중국인들의 파울 ‘숭배’는 중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작가 샤오바이는 19일 <남방도시보>에 “파울이 인기가 높은 것은 중국 사회가 축구경기처럼 무수한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어 신비한 예언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파울이 중국에 온다면 유독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음식 가운데 이건 먹어도 되는지, 사고가 많이 나는 놀이공원 오락기구를 타도되는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어떻게 될지 등 질문에 시달리느라 피곤해 죽을 것”이라고 풍자하는 글을 실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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