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함대 합동실탄훈련 이례적…대미 무력시위 분석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한창이던 지난 26일 중국 해군의 3대 함대가 주력 함정들을 총동원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한 장면이 공개됐다.
중국 해군의 북해·동해·남해 함대가 남중국해에서 연합실탄훈련을 실시했으며, 천빙더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이 직접 현장에서 훈련을 참관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훈련장면과 함께 29일 밤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도 홈페이지를 통해 훈련 사실을 공개했다.
홍콩 <명보>는 중국 3대 함대의 주력 전함들이 훈련에 총출동했다며, 중국 최대 미사일 탑재 구축함인 북해해군 소속 배수량 7100t의 스자좡호가 S-300 장거리 방공미사일을 발사했고, 동해함대의 현대급 구축함 닝보호, 남해함대 주력함 하이커우호와 우한호 등의 훈련 모습을 화면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천빙더 총참모장과 우성리 해군 총사령관 등 고위 지휘관들이 함대 위에서 직접 훈련을 참관했다.
국제전략연구소의 게리 리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번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수많은 미사일 발사훈련이 이뤄졌고, 중국은 (미국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해군은 함대별로 훈련을 실시해왔으며, 3개 함대가 모여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훈련이 남중국해에서 실시됐다는 점에서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들고나온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지난 23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중국이 관여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국제적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뒷마당에 전략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판단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이 최근 서해 일대에서 여러차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 훈련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반대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인 겅옌성 대교(대령)는 30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우려한다”며 “외국의 군함과 군용기가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한다면 서해(황해)든 중국 근해든 어디를 막론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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