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강력 반발
“노르웨이 관계 악영향” 경고
누리꾼들 “누구냐” 수군수군
“노르웨이 관계 악영향” 경고
누리꾼들 “누구냐” 수군수군
8일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지 1시간여가 흐른 뒤 중국 외교부는 류샤오보는 “죄인”이며 그의 수상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노벨평화상은 민족의 화해를 촉진하고, 각국의 우의를 증진시키며, 군축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에게 주어져야 한다”며 “이런 사람에게 주는 것은 평화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에게 상을 준 것은 중국과 노르웨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노르웨이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은 반체제, 민주화 운동 인사에 대한 외국의 태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특히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감옥에 가둔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중국은 인권탄압국’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푸잉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여름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류샤오보에게 노벨상을 주면 양국 관계가 손상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저녁 노르웨이대사를 소환해 항의한 것에는 다분히 불쾌감이 묻어난다. 노르웨이 외무부는 “수상자 결정은 독립된 위원회가 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류샤오보의 수상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신화통신>은 수상 소식을 따로 전하지 않고 노벨평화상위원회의 결정을 반박하는 외교부 대변인 반응을 소개했다. 인터넷 토론방 등에서는 누리꾼들이 ‘류샤오보가 누구냐’ ,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는 글을 달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정부의 통제 등으로 류샤오보의 행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 지난 7일부터 유력 포털사이트에서는 류샤오보와 관련된 기사가 차단됐다.
한편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는 남편의 수상 소식에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화가인 그는 <아에프페>(AFP) 통신과의 통화에서 “노벨위원회와 바츨라프 하벨(전 체코 대통령), 달라이 라마 등 남편을 지지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류샤의 집은 공안들이 차단해 외신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편집장을 지낸 후지웨이, <신화통신>의 부사장 출신인 리푸 등 개혁파 원로 4명은 지난 2월 그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저명 학자, 작가, 법률가 등 120명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청원서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지지 여론도 일었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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