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10개월만에…‘선제적 출구전략’ 신호
안정성장 의지·환율전쟁 ‘성의표시’ 분석도
안정성장 의지·환율전쟁 ‘성의표시’ 분석도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2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9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20일부터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5%에서 2.50%로,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6%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책으로 5차례 금리를 낮췄으며 지난해에는 금리를 변동시키지 않고 유지했다. 세계경제 전망이 흐릿한 상황이라 인민은행은 금리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시중은행들로부터 강제적으로 예금받는 자금의 비율인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잉여자금을 흡수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금리인상이 발표된 것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목적 외에도, 18일 발표한 12.5계획의 새로운 경제발전 방향, 환율전쟁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선 최근 자연재해 등으로 식품가격이 급등하면서 7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 대한 대응이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5% 올라 정부의 억제목표 3%를 2개월 연속 웃돌았고, 21일 발표될 9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에 근접할 것이란 예측도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70대 주요도시 9월 부동산 가격이 전달 대비 0.5% 오른 상황에서 부동산, 증시 거품 해결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번 조처는 중국 경제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선제적 출구전략’ 신호를 보냈다는 의미도 있다. 또 18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7기5중전회에서 성장보다는 분배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성장모델을 담아 12.5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성장률보다 성장의 질을 고려한 안정적 성장으로 가겠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등과의 환율정책 국면에서 중국의 ‘성의 표시책’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예상보다는 빠른 속도로 위안화를 절상하고 있으며, 미국도 지난 15일 발표 예정이던 환율조작국 보고서 발표를 연기한 바 있다.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부관장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주요국들이 눈치만 보며 먼저 출구전략을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선제적으로 출구전략을 실시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발언권을 확대하려는 계산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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