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이례적 인사…지재룡 당 부부장 임명
북한이 지난 4월 부임한 최병관 주중대사를 6개월 만에 전격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관 대사는 23일 평양으로 돌아갔으며, 후임인 지재룡(68) 당 국제부 부부장은 25일 평양에서 중국군의 한국전쟁 참전 60돌 기념행사에 참가한 뒤 이른 시일 안에 베이징에 정식 부임할 것이라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지재룡 신임 대사는 중국 외교부한테서 아그레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4월 부임한 최 대사가 6개월 만에 전격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조처다. 과거 주창준 전 대사는 1988년부터 약 12년간 근무했고, 최진수 전 대사 역시 2000년부터 약 10년간 베이징에 머물렀다. 지난달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뒤 대사 교체가 이뤄졌고 후임인 지 대사가 장성택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후계승계 안정화, 북-중 관계 강화와 관련된 새판짜기로 해석된다.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차례 방중 등으로 북-중 관계가 사상 유례없는 밀월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주중대사를 비중있는 인물로 교체한 것은 양국 외교관계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최 대사가 외무성에서 영사국장을 두 차례 지낸 행정통으로 기존 주중대사들에 비해 급이 낮은 편인 반면, 신임 지재룡 대사는 국제부 부부장 출신으로 노동당 내의 비중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 대사는 1970년대 사회주의청년동맹, 조선학생위원회 등 청년조직의 간부로 이름을 알렸고 1993년부터 국제부 부부장으로 활동해왔다. 김 위원장이 중국 주요 인사들과 회담할 때 동석하기도 했고 유럽이나 러시아와의 당 교류에 관여해왔다. 최근 당 조직을 강화한 북한이 중국과의 ‘노동당 대 공산당’ 교류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지 대사를 파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 신임 대사가 부임 뒤 후계자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우선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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