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과 펑리위안
가족·사생활 노출 꺼리는
이전 지도자와 차별화 관심
이전 지도자와 차별화 관심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57·왼쪽 사진) 부주석은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중국 지도자들의 전통에 새바람을 일으킬까?
시 부주석 부부의 첫 만남과 연애, 가족생활은 중국인들에게 자세히 알려져 있다. 그의 아내가 남편보다 더 유명한 민족성악 가수이자 인민해방군 소속 장군(무관과 구별되는 문직 장군) 계급을 가진 펑리위안(48·오른쪽)이기 때문. 이들 부부가 대중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활동하며 중국의 ‘신세대 지도자 부부’의 모습을 보일지가 중국의 변화를 가늠할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펑리위안은 2008년 반관영 <중국신문사>에 실린 인터뷰에서 “나이 차가 있어서인지 진핑은 나를 여동생처럼 대한다”며 “그는 모든 여성이 선망하는 최고의 남편이며, 딸들이 바라는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지도자의 아내들과 달리 자신이 계속 가수로 활동하는 데 대해 “남편은 ‘국가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당신을 길러냈고, 관중들이 당신을 떠날 수 없는데, 나 때문에 당신이 무대를 떠나게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고 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자들이 사생활과 가족에 대해 전혀 드러내지 않고, 배우자들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시진핑이 문화대혁명 당시 숙청당한 아버지 시중쉰 부총리 때문에 40년 전 공산당 입당을 10번이나 퇴짜 맞았고, 펑리위안의 삼촌이 대만에서 살고 있다는 색다른 배경들도 알려져 있다. 2006년에는 에이즈 치료 홍보대사를 맡은 펑리위안이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에게 만두를 먹이는 모습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전국에 방송됐다.
하지만 지난주 시진핑이 차기 지도자로 결정된 뒤 중국 인터넷에선 이런 개인적 정보들이 사라지고 있다. 2012년 최고 권력을 물려받을 시진핑 부부가 중국 전통의 ‘은둔형 지도자’의 모습을 보일지, 공개적인 행보를 계속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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