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축구 예선서
양국 관중 응원석 긴장
양국 관중 응원석 긴장
8일 밤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예선 중국과 일본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동안 양국 응원단은 서로 ‘격리’된 채 응원전을 펼쳤다. 축구 경기 도중 흥분한 양국 관중이 충돌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갈등’이 더욱 번질 것을 우려한 중-일 양국의 고육책이다.
이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톈허체육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축구 A조 예선 중-일전을 응원하러 온 수백명의 일본 응원단들은 경기 시작 전 공안의 호위를 받으며 특별구역으로 따로 입장해 경기를 응원했다. 경기 전 주광저우 일본영사관은 홈페이지에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응원 깃발, 액체가 담긴 병을 가지고 입장할 수 없다”며 “상대편 선수와 응원단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상대국을 모욕하거나 비우호적인 태도로 응원을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삼가달라”는 안내문을 올렸다.
중일 양국관계는 9월초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일본 순시선을 들이받은 중국 어선이 나포된 사건 이후 석달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지난주 충돌 당시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유출되고 일본 우익들이 반중국 시위를 벌이는 등 계속 불안하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일 정부는 이미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다음주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동안 후진타오 주석과 간 나오토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할지를 논의중”이라며 “충돌 비디오 유출로 일본내 반중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축구경기 도중 불상사가 일어나 또다른 불씨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19살 이하 유소년 축구 경기 도중 일본팀이 관중들의 야유를 받고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한 중국 관중이 일본 국기를 낚아채 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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