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서 ‘류샤오보 고통’ 상징적 전달…아내 류샤 요청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 무대에는 빈 의자가 등장해, 감옥에 갇혀 참석할 수 없는 중국 반체제 민주화운동가 류샤오보의 고통을 상징할 예정이다.
천안문 민주화시위 지도자였다가 미국에 망명중인 양젠리는 21일 영국 <옵저버> 인터뷰에서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의 부탁을 받고 노벨위원회와 함께 ‘빈 의자’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상식 무대의 빈 의자가 어떤 연설이나 구호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중국의 상황을 깨닫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앤 해서웨이와 덴젤 워싱턴 등이 시상식에 참석하며, 이 중 한 배우가 빈 의자 옆에서 류샤오보의 글을 읽는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양젠리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와 그의 아내 류샤는 물론 류샤오보의 형제 등까지 철저히 감시하고 출국금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이미 중국 대 서구의 ‘힘겨루기’ 격전장으로 변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국가들이 일찌감치 참석을 통보한 뒤 중국의 행위를 비난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러시아·카자흐스탄·쿠바·모로코·이라크 등의 불참을 이끌어냈다. 인도네시아 등도 다른 용무를 이유로 시상식 당일 대사가 노르웨이를 떠나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노벨위원회에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참석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중국이 실력 행사로 다른 국가들의 시상식 참석을 막은 것은 중국의 국제적 명성과 소프트파워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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