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리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카드’를 꺼내든 북한을 제지하려면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21일(현지시각)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일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번 문제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 전문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번 사건이 북한 내부사정에 대한 감시가 소홀했고 수출 통제, 제재가 부족했던 중국에 주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관영언론들도 보도를 삼가거나 미국, 한국 등의 언론 보도를 그대로 전하는 등 신중한 분위기여서, 북한에 허를 찔린 중국의 곤혹스런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우선 북한 우라늄 프로그램의 진상과 의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핵 보유를 용인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결정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에 미리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중국은 우선 진상을 파악하는 중일 것”이라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과거와는 다른 심각한 위기로 보고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북한 제재나 압박에 동참하더라도 결국은 6자회담의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원칙을 대체할 해법이 마땅치 않아, 북한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대화를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카드가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유도하려는 이중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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