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후진타오 방미 염두
미국과 갈등 피하기 분석도
미국과 갈등 피하기 분석도
한국과 미국의 서해 연합군사훈련 이틀째인 29일, 중국 언론들은 미국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을 우려하고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적 의도 등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 반대한다는 원칙은 분명히 밝히면서도,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자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충칭만보>는 이날 “미국이 항모를 서해에 출현시킨 것은 북한을 겁주고, 중국을 압박하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결속시키려는 1석3조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작전 반경이 600㎞인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에 들어온 것은 중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항공모함의 장비가 중국의 레이더 위치와 신호 강도 등을 포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 대한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의 비판 수위는, 천안함 침몰 뒤 한-미 서해 훈련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때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는 중국이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국제적인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장샤오중 중국 국방대학 교수는 29일 상하이 <동방조보>에 “미국 항모가 이번에 황해에 들어와 군사훈련에 참가한 데 대해 중국은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과도하게 크게 떠벌리면 국제 정세에서 ‘북한이 한국에 포격을 하도록 중국이 용인했다’는 나쁜 인상을 주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내년 1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 화해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다가는 미-중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후 주석의 방미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되도록 조용히 반대하면서 사태를 넘기려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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