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곳 국가배당금 5%p씩 올려…경제모델 전환 일환
국영은행 빠져…전문가들 “배당금 30%까지 높여야”
국영은행 빠져…전문가들 “배당금 30%까지 높여야”
중국이 새해부터 국유기업의 국가에 대한 배당을 늘려, 사회복지 확대와 경제 불균형 시정에 나선다. 중국이 올해부터 ‘성장에서 분배로’ 경제모델 전환을 내걸고 12.5 경제계획을 시작하면서, 성장 일변도였던 경제에 분배 등 사회주의 색채를 강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30일 ‘중앙 국유자본 경영예산 개선 관련 통지’를 발표해 국유기업의 국가에 대한 배당금을 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122개 국유 대기업 가운데 석유화학·담배·통신·발전 기업은 세후 매출의 10%를 국가에 배당하던 것을 2011년부터 15%로 인상한다. 페트로차이나·시노펙·차이나모바일·차이나텔레콤 등 역외 상장사의 모기업도 포함된다. 또 바오스틸, 에어차이나 등 무역·건설·광산·철강 기업은 5%를 국가에 배당하던 것을 10%로 인상한다. 연구기관과 군장비 제조업을 포함하는 ‘제3 국유기업군’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매출의 5%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국가에 내게 됐다.
중국 정부는 국유 대기업의 국가 배당을 늘려 확보되는 재원으로, 건강, 교육, 공공주택, 사회보장 혜택을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수를 확대해 국제사회의 중국 소비 확대 압박을 희석시키고, 일부 산업의 과잉투자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한다. 이번 결정으로 국유기업의 국가재정에 대한 기여가 한해 380억~500억위안(약 6조5700억~8조6500억원) 정도 늘게 된다고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추산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국가의 지원을 받고 산업을 독점하며 막대한 이윤을 내는 국유 대기업들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과 국유기업 경영진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나 언론들은 국유기업의 배당금을 30%까지 올려야 하며, 이번 결정은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다른 국가들에서 국유기업들은 평균 33%의 배당금을 국가에 내놓는다. 안티푸 중국인민대학교수는 <중국증권보>에 “개혁개방 이후 국영 대기업들의 이윤이 크게 늘었지만 국가에 대한 배당을 늘리는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국가가 배당금 징수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처에서 중국의 거대 국영은행들이 빠져 있는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부실 국유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여 대형 국유기업들을 육성했으며, 2007년부터 국가 배당 의무를 부과했다. 122개 국유 대기업의 순익은 지난 5년 사이 두배로 늘어나 2010년 처음으로 1조위안을 넘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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