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즈성
AP통신, 실종전 인터뷰 공개
권총으로 때리고 살해 위협도
권총으로 때리고 살해 위협도
2년 가까이 실종 상태인 중국 인권변호사가 공안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인권변호사인 가오즈성(45·사진)은 공안들이 자신을 감금한 채 벌거벗겨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권총으로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고문 경찰관 3명은 구타하다 힘이 빠지면 가오즈성의 팔과 다리를 비닐봉지로 묶어 마룻바닥에 팽개쳐 놓고, 숨을 고른 뒤 다시 구타했으며, “그들의 잔혹함은 하나하나 다 말할 수도 없다”고 가오즈성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가오즈성은 류샤오보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인권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파룬궁 신자, 땅을 빼앗긴 농부들을 변호해 왔으며, 2009년 2월 가택연금 상태에서 공안에 끌려간 뒤 실종 상태다. 지난해 3월 그는 잠시 풀려나 4월 이 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고문을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고, 자신이 다시 실종되거나 “안전한 곳”으로 가기 전에는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가오즈성은 인터뷰 2주 뒤 다시 실종됐으며, 가족과 친지들은 8개월 동안 그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그가 장시간 실종 상태여서 인터뷰 내용을 이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오즈성은 인터뷰에서 공안들이 그를 베이징과 산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여인숙과 농장, 아파트, 감옥 등으로 끌고 다녔고, 벨트로 매달거나 16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앉아있게 하면서, 죽여서 주검을 강에 버리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고문자들은 “너는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야 한다, 너는 짐승이다”라고 말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2009년 4월28일 6명의 사복경찰이 그를 벨트로 묶고 얼굴에 젖은 타월을 한시간 동안 올려 천천히 질식하게 했고, 9월 말엔 48시간 동안 권총으로 구타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2007년에도 공안에 끌려가 전기총과 담뱃불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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