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북한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기 위한 조처로 미사일과 핵 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주문했다.
게이츠 장관은 방중 사흘째인 이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뒤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한의 남북대화 제의에 대해 중국과 의견을 나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북한의 무조건적인 대화 재개 요구에 대해 한국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아울러 북한이 5년 안에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거듭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탄도미사일 개발은 미국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우려하고 있고 여기에 대화와 관여가 필요하다”며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고조된 한반도 위기 상황을 완화하고 북한을 자제시키는 데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게이츠 장관을 만난 후 주석은 “게이츠 장관의 방문은 중-미 양군 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의미한다”며 “중-미 양국이 이해를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양국 관계가 진일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게이츠 장관은 “후 주석이 스텔스 전투기인 젠-20이 시험비행을 했다고 확인했으며, 이는 미-중 국방장관 회담과는 관계없이 미리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도 후 주석과 “미-중 양국 군 현안과 북한 문제 등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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