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마찰 확대 가능성
중국 다롄세관이 다롄의 일본인학교가 본국에서 들여온 교과서 부교재를 영토관련 기술 등 내용이 적절치 못하다며 지난 4월 중순 압류했으며, 일부는 몰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다롄세관이 압류한 것은 일본인학교가 이번 학기에 사용하기 위해 들여온 초등·중등용 사회과 등 8종의 문제집과 자료집, 시디 2종 등 모두 10종 128점이다. 세관 쪽은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여기는 센카쿠 열도(중국이름 댜오위섬)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지도에 중국과 대만을 다른 색깔로 표시하거나 ‘대만 정부’라는 표현을 써 대만을 독립된 존재로 명기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롄세관은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므로 돌려달라는 일본인학교의 요구를 거부하다 벌금 1천위안(약 13만원)과 경위서를 제출받고 최근 압류를 풀었다. 그러나 센카쿠 열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가 들어 있는 부교재 등 10여점은 몰수했다.
중국 당국이 일본인학교의 교재를 압류한 것은 처음이어서, 역사인식를 둘러싼 갈등과 맞물려 새로운 외교마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관측했다. 이번 사건에 중국 중앙정부가 개입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본 쪽은 앞으로 중국이 교과서 자체에 대한 세관 검열에 나설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 등 6곳에 3천여명을 학생을 두고 있는 일본인학교는 중국의 법률 준수를 조건으로 설립이 인정돼 법적으로 중국의 교재 검열을 거부할 수는 없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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