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장 전주석 음악 열정 다뤄
“권력교체 앞 상하이방 힘 과시” 분석
“권력교체 앞 상하이방 힘 과시” 분석
차기 권력구도를 둘러싼 중국 공산당 내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장쩌민(84) 전 중국 국가주석의 음악 열정을 다룬 장문의 기사가 실렸다.
<인민일보>는 26일 리란칭 전 부총리가 쓴 ‘소실됐던 세계 명곡 가사의 복원’이란 3000자 분량의 글을 실었다. 리 전 부총리는 “1930년대와 1940년대 상하이 일대의 중국 대학생 사이에 유행했던 이탈리아 작곡가 엔리코 토셀리의 세레나데 영문 가사가 장쩌민 전 주석의 노력에 의해 복원됐다”며, 잊혀졌던 이 곡의 가사를 장 전 주석이 기억을 더듬고 외교부 번역실과 박물관의 도움을 얻어 되살려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가 느닷없이 장 전 주석의 음악 열정을 다룬 기사를 실은 데 대해,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을 행사하길 원하는 장 전 주석과 상하이방(상하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정치세력)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2년 가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확정되는데, 이를 앞두고 올 한해는 권력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인사 조정이 벌어진다. 최근 류샤오치 전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류위안(59) 상장(한국군의 대장)이 인민해방군 4대 기구 중 하나인 총후근부의 정치위원으로 승진하는 등 차기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을 향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장 전 주석이 공산당의 권력 이행기를 맞아 <인민일보> 기사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드러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정치분석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리란칭 전 부총리도 대표적인 상하이방 출신이다.
아울러 장 전 주석은 최근 류화칭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장례식에 불참하면서 제기된 ‘사망설’ ‘건강이상설’을 불식하고 건재를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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