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일본의 10분의 1
환경·위안화 ‘책임론’ 경계도
환경·위안화 ‘책임론’ 경계도
일본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5조4700만달러로 중국의 5조8800만달러에 뒤처지면서, 아시아에서 ‘일본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이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68년 이후 일본이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은 한 시대의 종언이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14일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오히려 신중하고 냉정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영 <중국청년보>는 15일 중국의 세계 양대 경제대국 등극은 “공허한 행복”이라며 “중국의 경제발전은 저가 노동력과 환경 파괴를 대가로 치른 것이고, 교육·사회보장·보건 등 중국 삶의 질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처져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과 전문가들은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여전히 일본의 10분의 1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경고를 내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이셴룽 교수는 <차이나데일리>에 “우리는 중국의 국내총생산 수치를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 인구는 13억으로 일본의 10배”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세계은행 통계에서 1억 이상의 중국인들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계층이라고 강조했다.
‘뜨는 중국, 저무는 일본’에 대해 중국과 일본에선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랜 경제정체로 아시아 최강국 자리를 내준 것을 반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중국은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을 경계한다. 중국 언론들은 국제사회가 지구온난화나 위안화 문제 등에서 중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요구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 속도를 늦추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세계 2위의 경제강국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위안광밍 칭화대 교수는 앞으로 3~5년 동안 중국은 8~10%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겠지만 인력자원과 낙후된 서부지역 개발, 사회보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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