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산보 시위를”
SNS서 정체불명 ‘촉구’ 글
SNS서 정체불명 ‘촉구’ 글
중국에서 3차 ‘재스민 집회’를 열고 매주 일요일 시위를 정례화하자고 촉구하는 글이 28일 인터넷에 등장했다. 중국 당국의 철통 봉쇄 작전으로 2차 시위 시도가 무산된 지 하루 만이다.
익명의 글쓴이는 28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올린 글에서 “우리가 입수한 정보로는 27일 시위는 우리 기대를 뛰어넘어 100개 이상의 도시로 퍼져 나갔다”고 주장하면서, “오는 3월6일에도 변화를 위해 ‘산보’를 하러 나와 달라”고 촉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7일 중국 27개 도시에서 ‘2차 재스민 시위’를 열자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원천봉쇄에 나서면서, 시위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정황과는 다른 주장이다.
아울러 이 글은 “중국 공민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기 위해 ‘산보’를 하러 모이자”고 호소하면서, “중국 정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전세계적 정보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어떤 조직인지 밝히지 않은 ‘정체불명’의 글은 ‘재스민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이 공개적인 시위 행동을 하지 말고 현장에 모여 ‘산보’만 하자고 촉구하고 있어, 중국 당국은 실체를 알 수 없고 누가 시위대인지 판별하기도 어려운 가운데 신경을 곤두세운 채 과민반응하고 있다. 6일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인대·정협)가 열려 각 성의 지도자, 간부들이 베이징에 총집결하는 민감한 시기여서 중국 당국으로서는 3차 시위를 촉구하는 글이 나와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지난달 시위 촉구 글이 처음 올랐던 미국의 화교 언론 누리집 보쉰(boxun.com)이 해킹 공격을 받아 마비되면서 ‘시위 조직자’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정보 확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이들 소셜네트워크는 공식적으로 차단돼 있지만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검열을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한다.
한편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공안의 시위 봉쇄작전이 펼쳐진 27일 시위 예정 장소였던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 거리에서 취재하던 <블룸버그> 뉴스 특파원이 중국 공안으로 보이는 사복 차림의 남성 5명에게 폭행을 당하고 연행됐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8일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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