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열도 상공서 중-일 공군 신경전
베트남·필리핀 “중국이 영해침범” 비난
베트남·필리핀 “중국이 영해침범” 비난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이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다.
리자오싱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방예산이 지난해보다 676억위안 늘어난 6011억위안(약 102조6000억원)으로 책정됐다고 발표했다. 개혁개방 이후 매년 10% 이상을 기록한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지난해 7.5%로 잠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두자릿수 증가세로 돌아섰다.
리자오싱 대변인은 “국방예산이 약간 늘었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로 다른 나라보다 낮다” 며 “중국 정부는 군사비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개된 국방예산은 실제 군사비의 1/3~1/2 정도이고, 인민해방군의 군사현대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국방예산 급증은 주변국들의 경계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행동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2일 중국군 초계기 2대가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북쪽 약 55㎞ 지점까지 근접 비행해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가 긴급 출동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사현대화와 군사활동 확대가 우려할 사항”이라며 “중국의 군사활동 동향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국 초계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센카쿠열도 상공에 지금까지 가장 근접한 비행을 했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해적 퇴치훈련을 실시해 영해를 침범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응웬푸엉응아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발표해 “지난달 24일 중국 해군이 스프래틀리(난사)군도에서 해적 퇴치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 군도의 영유권을 보유한 베트남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중국과 아세안간의 남중국해 행동지침선언(DOC)를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군도 2일 중국 해양순시선이 불법적으로 남중국해의 필리핀 영해에 들어와 석유탐사선을 쫓아내려 해 필리핀 군용기 2대가 출격했다며, 중국의 영해 침범을 비난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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